바람이 왔을 길을 따라 / 오광수

2005. 6. 20. 17:15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꽃사진과 좋은글


 

 

내 영혼을 가만히 손잡고서
눈에 보이는 저 산을,
저리도 곱게 물들이고 왔을
바람이 온 길로 가보렵니다.


 


 
 
급하지도 않게,
모나지도 않게,
어쩜 저리도 조화롭게,
고움들로 채우고 왔는지

 

 
 
빨감은 빨감 대로 적당하게,
노람은 노람 대로 질서있게,
전혀 눈에 거슬리지 않은
모양 모양이 아름답습니다.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고,
순수함으로 반듯하게 차려입고,
하얀 고무신 신고서
그렇게 가보렵니다.

 

 
 
그곳엔 얼마나 많은 고움들이 있으며,
그곳엔 어떻게 아름다움들을 피우는지,
하나 하나 배워서
우리네 세상에다 가득 채우렵니다.

바람이 왔을 길을 따라 / 오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