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좋은글과 시(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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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지나간다 / 세실 프란시스 알렉산더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출의 장엄함이 아침 내내 계속되진 않으며 비가 영원히 내리지도 않는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한밤중까지 이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땅과 하늘과 천둥, 바람과 불, 호수와 산과 물, 이런 것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만일 그것들마저 사라진다면 ..
2005.10.04 -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
2005.10.03 -
바람이여 / 이해인
산정호수 살 속 깊이 들어박힌 나의 슬픔은 바람이여 모두가 너의 탓이다 바위 끝에 부서지는 이승의 파도 위에 나를 낳아 키워서 갖고 싶은 바람이여 처음의 네 사랑이 칼로 꽂힌 심장에 위로의 눈짓 한번 건네 주지 않는 무정한 바람이여 어둠을 일으킨 그대 화살을 쏘아 시름시름 앓아..
2005.10.02 -
여백 / 도종환
팔당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
2005.09.30 -
깊은 물 / 도종환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 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 많은 이 세..
2005.09.28 -
사랑은 / 오스카 햄머스타인
종은 누가 그걸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도 한쪽으로 치워 놓아선 안 된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니까. 사랑은 / 오스카 햄머스타인
200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