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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여 / 이해인
산정호수 살 속 깊이 들어박힌 나의 슬픔은 바람이여 모두가 너의 탓이다 바위 끝에 부서지는 이승의 파도 위에 나를 낳아 키워서 갖고 싶은 바람이여 처음의 네 사랑이 칼로 꽂힌 심장에 위로의 눈짓 한번 건네 주지 않는 무정한 바람이여 어둠을 일으킨 그대 화살을 쏘아 시름시름 앓아..
2005.10.02 -
제대꽃 / 연중 제 27주일 [군인주일]
너희가 생각을 바꾸어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마태 18, 3
2005.10.02 -
잠자리 [가을 / 이해인]
벼메뚜기 보고 싶어 보고 싶어 가을은 사랑에 빠진 하느님 얼굴 잠자리 산천이 일어서네 풀섶의 벌레가 숨어 빚는 가락이 기도가 되는 가을은 나를 안은 유리 항아리 눈을 감아도 하늘 고이네 물이 고이네 가을 / 이해인
2005.10.01 -
순교자 현양의밤 200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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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 도종환
팔당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
2005.09.30 -
박각시 ㅔ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
박각시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
200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