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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
2005.07.26 -
제대꽃/연중 제17주일
두메꽃(최민순 신부님의詩) 외딴곳 높은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나비그림자 비치지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님만 오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숨어서 살고 싶어라
2005.07.26 -
수박.참외.옥수수 [흐르는 삶만이/이해인]
수박.참외.옥수수 구름도 흐르고 강물도 흐르고 바람도 흐르고 오늘도 흐르는 것만이 나를 살게 하네 다른 사람이 던지는 칭찬의 말도 이러저런 비난의 말도 이것이 낳은 기쁨과 슬픔도 어서어서 흘러가라 흐르는 세월 흐르는 마음 흐르는 사람들 진정 흐르는 삶만이 나를 길들이네 흐르..
2005.07.25 -
도라지꽃 [흙을 만지면/이해인]
바다도 아름답지만 밭도 아름답다 바다는 멀리 있지만 밭은 가까이 있다 바다는 물의 시지만 밭은 흙의 시이다 비온 뒤 밭에 나가면 발이 폭폭 빠지도록 젖어 있는 흙냄새가 눈물나도록 정다웠다 흙은 늘 편안하고 따스했다 흙을 만지면 더없이 맑고 단순한 어린이의 마음이 되는 것 같..
2005.07.25 -
여름 일기 1/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 ..
2005.07.24 -
김형경의 <세월> 중에서 경복궁 향원정
누구에겐가 삶의 어느 시기를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 어느 경우에겐 삶이란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자신의 몫이다. 제 삶의 어느 시기가 잘못되었다면 그건 그 시기의 자신의 과오일 뿐이다. 입술을 깨물고 참아내든가 눈물을 뿌리며 참회해야 하는 제 몫의 고통이다. 어..
200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