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사진(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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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기뻐하게 하소서 / 이해인]
까치 항상 기뻐하는 이의 마음에 더 많은 기쁨의 씨앗을 뿌려 주시는 주님, 저로 하여금 아무리 작은 씨앗이라도 정성껏 가꾸어 꽃피우게 하시고 잘 익은 열매에서 짜 낸 향기로운 기쁨의 즙을 이웃에게도 한 잔씩 건네 주며 당신을 찬미하는 매일이 되게 하소서 햇빛과 공기와 바람 물과..
2005.10.31 -
석모도 갈매기 [갈매기 / 천상병]
석모도 갈매기 그대로의 그리움이 갈매기로 하여금 구름이 되게 하였다. 기꺼운 듯 푸른 바다의 이름으로 흰 날개를 하늘에 묻어 보내어 이제 파도도 빛나는 가슴도 구름을 따라 먼 나라로 흘렀다. 그리하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날아오르는 자랑이었다. 아름다운 아름다운 마음이었다. ..
2005.10.30 -
용담 [그러나 이제 보니 / 이해인 ]
용담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
2005.10.28 -
배추흰나비 [고요한 힘 / 정채봉]
배추흰나비 오늘을 사는 우리는 고요함을 잃어버린지 오래이다. 고요함을 잃고 산다는 것은 소음으로 우리의 시간을 사살하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소음이란 시끄러운 소리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당신을 느끼지 못하는 분주함, 눈뜨면 해야 할 걱정거리들, 눈감아도 ..
2005.10.25 -
청둥오리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상처없는새가 어디 있으랴/정채봉]
청둥오리 일어나 날자꾸나. 상처없는 새들이란 이 세상에 나자마자 죽은 새들이다.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상처없는새가 어디 있으랴. 정채봉
2005.10.25 -
버마제비 [기도 / 정채봉]
버마제비 버마제비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
200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