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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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이해인
내일은 나에게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모든 것을 정리해야지 사람들에겐 해지기 전에 한 톨 미움도 남겨두지 말아야지 찾아오는 이들에겐 항상 처음인 듯 지극한 사랑으로 대해야지 잠은 줄이고 기도 시간을 늘려야지 늘 결심만 하다 끝나는 게 벌써 몇 년째인지 또 하루..
2005.07.29 -
섬백리향/도종환
경기도 어느 초등학교엔가 계시는 선생님께 섬백리향을 선물 받아 가지고 와 기르면서 나도 이 꽃처럼 살 수 있다면 하고 생각했다 척박한 땅 가리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고 잎 전체에서 나는 향기로 나쁜 벌레 오지 않고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가 백 리까지 간다는 이 꽃만큼만 살..
2005.07.28 -
휴가 때의 기도/이해인
바쁘고 숨차게 달려오기만 했던 일상의 삶터에서 잠시 일손을 멈추고 쉼의 시간을 그리워하는 저희를 따뜻한 눈길로 축복하시는 주님 넓디 넓은 바다에서는 끝없이 용서하는 기쁨을 배우고 깊고 그윽한 산에서는 한결같이 인내하는 겸손을 배우며 각자의 자리에서 성숙하게 하십시오 ..
2005.07.27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
2005.07.26 -
여름 일기 1/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 ..
2005.07.24 -
김형경의 <세월> 중에서 경복궁 향원정
누구에겐가 삶의 어느 시기를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건 부당하다. 어느 경우에겐 삶이란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자신의 몫이다. 제 삶의 어느 시기가 잘못되었다면 그건 그 시기의 자신의 과오일 뿐이다. 입술을 깨물고 참아내든가 눈물을 뿌리며 참회해야 하는 제 몫의 고통이다. 어..
200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