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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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천양희
존재를 잃어버리면 가슴을 잃는 것입니다 가슴을 잃어버리면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자신을 잃어버리면 세상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세상을 잃어버리면 인생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인생은 실패할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할 때 끝나는 것입니다 상실/천양희
2005.07.14 -
아침/이해인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 시집의 첫 장을 열듯 오늘도 아침을 엽니다 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 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 당신을 느끼는 내 마음도 언제나 새마음입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날의 설레임으로 나의 하루는 눈을 뜨고 나는 당신을 향해 출렁이는 안타까운 강입니다..
2005.07.13 -
꽃봉오리 속에 숨겨온 그 마음
복을 빈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너무 자주 하면 향기가 사라질 것 같아 꽃봉오리 속에 숨겨온 그 마음 가시를 지닌 장미처럼 삶의 모든 아픔 속에서도 고운 꽃을 피워내라는 한 송이의 기도와 격려로 그대의 꽃선물을 받아들입니다 꽃봉오리 속에 숨겨온 그 마음/이해인
2005.07.12 -
해바라기 씨 /정지용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실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해 ㅅ 빛이 입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약시 인데 사..
2005.07.12 -
당신은 누구십니까 / 도종환
강으로 오라 하셔서 강으로 나갔습니다 처음엔 수천개 햇살을 불러내어 찬란하게 하시더니 산그늘로 모조리 거두시고 바람이 가리키는 아무도 없는 강 끝으로 따라오라 하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숲으로 오라 하셔서 숲속으로 당신을 만나러 갔습니다 만나자 하시던 자리엔 일렁이는 ..
2005.07.09 -
숲에서 쓰는 편지/이해인
1 기다리다 못해 내가 포기하고 싶었던 희망 힘들고 두려워 다신 시작하지 않으리라 포기했던 사랑 신록의 숲에서 나는 다시 찾고 있네 순결한 웃음으로 멈추지 않는 사랑으로 신(神)과 하나 되고 싶던 여기 초록빛 잎새 하나 어느 날 열매로 익어 떨어질 초록빛 그리움 하나 2 꽃과 이별..
200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