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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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마음으로/이해인
참회의 눈물로 뿌리를 내려 하늘과 화해하는 나무의 마음으로 선다 천만 번을 가져도 내가 늘 목마를 당신 보고 싶으면 미루나무 끝에 앉은 겨울 바람으로 내가 운다 당신이 빛일수록 더 짙은 어둠의 나 이 세상 누구와도 닮은 일 없는 폭풍 같은 당신을 알아 편할 길 없다 오늘은 엇갈리..
2005.07.07 -
산 입구의 팻말에 적혀 있는 시
산 입구의 팻말에 적혀 있는 시 낯선 자여, 만일 당신이 학교가 필요하지 않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진리를 배웠다면, 세상이 죄와 불행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았다면, 세상의 슬픔과 범죄와 걱정 근심을 충분히 보았다면, 그리하여 그런 것들이 당신을 지치게 만들었다면 이 산으로 들어..
2005.07.05 -
당신의 숲속에서 2
어느 아침엔 한 편의 서정시로 살아오시더니 어느 밤에는 한 편의 서사시로 살아오시고 어느 봄에는 환상이 흐르는 추상화이시더니 어느 가을엔 은은한 빛의 동양화이시고 어느 여름엔 바다빛 교향곡으로 오시더니 어느 겨울엔 하얀 눈빛의 가곡으로 오시고 끊임없는 언어와 끊임없는 ..
2005.07.05 -
장마전선 / 이외수
한강 흐린 날 누군가의 영혼이 내 관절 속에 들어와 울고 있다 내게서 버림받은 모든 것들은 내게서 아픔으로 못박히나니 이 세상 그늘진 어디쯤에서 누가 나를 이토록 사랑하는가 저린 뼈로 저린 뼈로 울고 있는가 대숲 가득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 장마전선 / 이외수
2005.07.04 -
꽃과 나비/지성찬
꽃을 보기 전에 잎을 보지 못하였고 줄기를 보기 전에 뿌리를 보지 못하였네 나비야 네 앉은 순간이 千金 같은 세월이니. 꽃과 나비/지성찬
2005.07.03 -
치악산-당신이 살지 않은 삶/조안 셀쩌
치악산 결혼을 하지 말거나 아이를 덜 낳을 것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더 광적으로 열중하고 다른 일에는 덜 신경쓸 것을. 고기를 덜 먹고 산책을 많이 할 것을. 떠드는 시간을 줄이고 화장품에 덜 투자하고 그 대신 자선냄비에 더 많이 넣을 것을. 다리와 겨드랑이 털을 면도하는 데 시간..
200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