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 좋은글과 시(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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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의 노래/류시화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
2005.06.30 -
날마다 두 발로/도로티 쇨르
날마다 두 발로 흙을 밟으라. 물 속에도 뛰어들고 가끔씩 불가에도 몸을 말리라. 매순간 바람으로 자신을 애무하라. 물의 누이와 불의 형제와 어머니 대지와 아버지 하늘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은 하루를 잃어 버리는 것과 같다. 다툼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
2005.06.29 -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
2005.06.29 -
그건 바람이 아니야/류시화
내가 널 사랑하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불 붙은 옥수수밭처럼 내 마음을 흔들며 지나가는 것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가 입 속을 혀처럼 가두고 끝내 하지 않은 말 그건 바람이 아니야 내 몸 속에 들어 있는 혼 가볍긴 해도 그건 바람이 아니야 그건 바람이 아니야/류시화
2005.06.28 -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이해인
좁은 문을 통과하려면 마음이 넓어야만 합니다. 좁은 마음으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매사에 사랑을 넣어 행동하려고 노력해야만 마음이 아주 조금씩이라도 넓어질 수가 있음을 저는 매일 새롭게 체험합니다. 우리가 겸손에 대해 말하긴 너무도 쉽지만, 참으로 겸손하게 ..
2005.06.27 -
들꽃의 노래/ 박금숙
만경들판 흰 종이가루처럼 흩부려진 들꽃의 노래를 들었네 높은 곳도 낮은 곳도 낙오자도 승리자도 문명의 이기도 없는 순수의 노래였네 안팎 경계 없는 길 하나 반듯하게 닦아놓고 어제와 오늘의 막힌 가슴 시원하게 뚫어주었네 굽이도는 강바람도 이리 둥실 저리 둥실 더불고 어울어..
200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