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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꽃 /연중 제31주일
당신께서는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어, 당신을 모시고 흐뭇할 기꺼움을 보여 주시리이다. 시편 15,11
2005.10.30 -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2005.10.29 -
용담 [그러나 이제 보니 / 이해인 ]
용담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
2005.10.28 -
바람이 나뭇잎을 다 만나고 올 때까지
어떤 날은 아무 걱정도 없이 풍경 소리를 듣고 있었으면 바람이 그칠 때까지 듣고 있었으면 어떤 날은 집착을 버리듯 근심도 버리고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나뭇잎을 다 만나고 올 때까지 홀로 있었으면 바람이 소쩍새 소리를 천천히 가지고 되오는 동안 밤도 오고 별 하나 손에 닿는 대로..
2005.10.27 -
가을 햇볕에 / 김남조
보고 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 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말은 없이 기다림만 ..
2005.10.26 -
배추흰나비 [고요한 힘 / 정채봉]
배추흰나비 오늘을 사는 우리는 고요함을 잃어버린지 오래이다. 고요함을 잃고 산다는 것은 소음으로 우리의 시간을 사살하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소음이란 시끄러운 소리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당신을 느끼지 못하는 분주함, 눈뜨면 해야 할 걱정거리들, 눈감아도 ..
2005.10.25